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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원수와 함께 사는 삶 (디트리히 본회퍼)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시 133:1) …… 그가 오신 목적은 하나님의 원수들에게 평화를 주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도 홀로 수도원적인 은둔생활을 할 것이 아니라, 원수들 가운데 살아야 한다.


-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정지련, 손규태 옮김, 

《신도의 공동생활》(Gemeinsames Leben),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1.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이 아름답고 즐겁다고? 정말?

난 반댈세!! 


형제자매, 공동체로 함께 산다는 것은 죽기보다 힘든 일이다. 그런데 왜 성경은 아름답다 했는가? 그것은 공동체를 그리고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하는 자들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치 습지가 땅의 공해와 더러운 먼지를 흡수해 정화시켜주듯이,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의 공동체가 아름답다고 한 것이다. 


본회퍼는 그런 원수들을 품는 사람들을 '제자'라 부르고, 그런 제자들이 있는 곳을 '공동체'라 부른다. 내게 편한 사람, 내게 잘해 주는 사람과 함께 누가 못 지내겠는가? 말씀을 이루는 것은 우리 안에 원수를 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내 원수를 품기 위해 원수들 가운데 살아갈 것을. 그것은 그들도 나의 원수된 모습을 품고 지금까지 살아주었기 때문이다. /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