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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모든 감각을 다 불러 모아라 (Guerric of Igny)

영원한 말씀이시던 주님께서 육신을 입으셨습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감각을 통해 우리 영혼에 들어오시기 위함이다. 이렇게 하심으로써, 전에는 죽음이 우리에게 들어온 통로가 되었던 우리의 감각들이 생명이 되돌아 오는 길이 되게 하셨다.

Guerric of Igny (ca. 1070-1157), Sermon, no. 10

창세기의 선악과 대목에서 보듯이(3:6), 죽음은 우리의 감각을 통해 우리 속으로 들어왔다. 이런 우리에게 다시금 생명을 되찾게 하시려고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 (1:14). 창조 이전부터 영원한 말씀이시던 분이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존재가 되신 것이다 (요일1:1).  그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뿐 아니라, 심지어 맛 볼 수 있고 (34:8),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존재가 되셨다 (고후2:15). 

온통 육적이고 물질적인 것에만 매여버린 우리를 위하여 주님은 그렇게 하셨다. 그분께서 성육하시고 또한 생명의 떡이 되어 주셨으므로, 전에는 단지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할 뿐이던 우리가 이제는 그분을 볼 수 있고 맛볼 수 있게 되었으며 (6:51), 전엔 듣기만 하던 것을 우리의 모든 감각이 목격하고 증언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모든 감각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분명하게 고백한다: “전에 듣기만 하던 것을 이제는 보게 되었습니다” (42:5)

“’주님, 영원한 침묵 가운데 계시던 전능한 말씀이시던 당신께서 하늘 아버지의 보좌에서부터 짐승들의 구유 속까지 내려오시는 길을 스스로 내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침묵 안에 있는 당신의 소리를 우리가 잘 알아들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믿을 만한 말이고 모든 사람들이 환영해야할 말입니다. 그러므로 들을 귀있는 사람들은 모두 들으십시오 ( 11:15). 영원한 말씀의 사랑 넘치고 신비 가득한 침묵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십시오.”  (Guerric of Igny, Sermon, no. 10)./ 남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