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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그리스도의 탄생과 가치의 전복 (김교신)

성탄일은 벌써 조선에 있어서도 명절화하였습니다. 신자도 이 날을 축(祝)하고 불신자도 이 날을 하(賀)합니다. …… 이 날을 축하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저의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를 흩으셨고 권위 있는 자를 그 지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낮은 자를 높이셨고..." (눅 1:51-52).


마리아가 그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미한 것은 단지 평화의 신, 자비의 신인 연고가 아니었습니다. …… 예수의 탄강은 인간 가치의 총 전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인생의 갈구하던 행복의 표준이 전도되었습니다. …… 그리스도의 탄강으로 말미암은 이 변혁과 이 척도의 전도(거꾸로 넘어짐)에 능히 견딜 자가 누구입니까? 성탄을 축하하는 자에게 깊은 생각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 김교신 지음 (1901-1945), KIATS 엮음,《김교신》(서울: 홍성사), 47-49.


그리스도의 탄강(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 오후.

김교신은 그리스도의 오심이 단순히 '평화와 자비'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가치를 '뒤집기'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 내가 꿈꾸는 것이 예수님으로 인해 전복되어야할 것은 아닌가?

오늘 우리의 교회가 추구하는 것이 예수님으로 인해 무너져야 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성탄은 떠들석하고 분주하게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탄강(탄생)을 두려워하고 자기가 믿는 그 가치를 분별해야 할 시간이다.  


그리스도의 탄강(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 오후, 

그 전복을 견뎌낼 수 있을까? 심히 무겁다. /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