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 줄 묵상

침묵이신 주님 (C. S. 루이스)

......침묵이신 주님, 저를 엄습하시어, 저를 

제가 가진 사상으로부터, 당신에 대해 가진 사상으로부터도 자유케하소서. 


C.S. Lewis, “The Apologist’s Evening Prayer,” in Poems, ed. Walter Hooper (London: Geoffrey Bles, 1964), p. 129.


하나님은 '뛰어 넘는'(transcend)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 생각을 뛰어 넘으시고, 우리 상상도 훌쩍 뛰어 넘으신다. 인간이 하는 생각과 상상이란 기껏해야 '말'이다. 말을 잃어야 하나님을 만난 것이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분을 만났다면 말이 많을 수 없다. 대신 '침묵'에 들어간다. '말씀'이라고도 불리는 그 '말을 뛰어넘는' 세계에. / 이종태


'변증가의 저녁기도' 

C. S. 루이스


구원하소서. 제가 당한 쓰라린 패배들로부터, 아니, 

제가 거둔 듯 보이는 모든 승리들로부터 더욱!

당신을 위한답시고 쏘아댔던 저의 영리한 말들, 

청중은 웃었지만, 천사들은 울었지요. 

표징을 보이시지 않는 당신이건만, 당신 신성을 입증해보이겠다며 

제가 해보인 모든 증명들로부터, 저를 구원하소서. 


인간의 사상이란 그저 지어내는 말들일 뿐, 저로, 당신 자신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빈약한 이미지에 불과한 것들을 믿고 의지하지 말게 하소서. 

오, 온당한 침묵이신 주님, 저를 엄습하시어, 저를 

제가 가진 사상으로부터, 당신에 대해 가진 사상으로부터도 자유케하소서. 

좁은 문과 바늘 귀의 주님, 

잡동사니 같은 제 생각들을 모조리 치워주시어, 

저로 그것들과 더불어 멸망 당하지 않게 하소서. 


'The Apologist’s Evening Prayer'


From all my lame defeats and oh! much more

From all the victories that I seemed to score;

From cleverness shot forth on Thy behalf

At which, while angels weep, the audience laugh;

From all my proofs of Thy divinity,

Thou, who wouldst give no sign, deliver me.


Thoughts are but coins. Let me not trust, instead

of Thee, their thin-worn image of Thy head.

From all my thoughts,

even from my thoughts of Thee,

O thou fair Silence, fall, and set me free.

Lord of the narrow gate and the needle’s eye,

Take from me all my trumpery lest I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