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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세상을 비추는 등불 (마카리우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의의 열매라는 기름으로 자기 속을 채우고 있는 등잔과 같습니다. 그런데 만일 그들 속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불꽃에 의해 점화되어 있지 않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영으로 타오르고 있는 불꽃입니다. 주님 안에는 그분의 본성으로 자리잡고 계신 신성(神性)이 그분의 인성(人性)의 가슴에서 성령의 불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Macarius of Egypt 지음. John Wesley 편집. An Extract from the Homilies of Macarius, no. 18.2, (first printed in 1750).


마카리우스는 그리스도인의 고귀함은 그 외양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내면에 있다고 말한다. 즉 그리스도인은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더럽고 썪은 것들으로 가득한 회칠한 무덤 같은 존재여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의미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을 비록 겉은 남루한 헝겁이지만 그 속에는 가득히 진주를 가진 자루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18.3).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면의 가치들이 하나님의 불에 의해 점화되어 타오르면서 빛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카리우스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해서 이 세상을 비추는 구원의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름지기 이러한 등잔이 되어야 한다. 자신은 투명하게 가다듬고, 자기 속엔 그리스도의 말씀과 모범을 따르려는 내면의 열매로 채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열매만으로는 세상에 아무런 유익을 끼칠 수가 없다. 그것들 위에 하나님의 신성의 불이 내리기를 갈망해야 한다. 갈멜 산에서의 엘리야처럼 말이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열망의 불, 모든 것을 정화하고 승화시키는 성화의 불이 우리 속에 불붙고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한다. 그럴 때 그들은 어두움 속에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뒤따라 이 지상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나와 우리 교회의 현실을 보면 주님께서 나는 세상에다가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바랄 것이 무엇이 더 있겠느냐?” (12:49)라고 말씀하시며 탄식하시는 듯하다. 그리고 그 앞에 나는 면목이 없다. / 새결새김 남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