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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묵상

보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노리치의 줄리안)

기쁜 표정을 지으시며 우리 주님께서 당신의 상처난 옆구리 안을 들여다보셨습니다. …… 선하신 주님께서 더 없이 기쁨 가득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Lo, how I loved thee.)


노리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 ca.1342 – ca.1416),

《하나님 사랑의 계시 Showings》, LT, ch. 24.


고난주간은 봄에 있다. 


이 땅에 봄이 온 건 '고난'이 있었기 때문임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거룩한 고난. 


이를 알아본 한 시인이 이렇게 노래했다. 


"봄"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오고 /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 수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온 사람아  (이성부, '봄' 중에서 )


이 봄, 

먼데서 이기고 온 그 분을, 

그 분의 몸을 

두 팔 벌려 안아보자. 


창에 허리 찔리고

손에 못이 박힌

그 상처난 몸을. 


그러면 알게 되리라, 

이 봄은 

'자연히' 오지 않고, 

'은혜로' 왔다는 것을.  


눈물이 솟으리라. 


왜 기쁘면, 

참된 기쁨을 만나면 이렇게 눈물이 나는 것일까? 


그 순간 우리는 이런 음성을 듣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Lo, how I loved thee


보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십자가 위에서' 들려오는 그 음성을.  / 산처럼



 al shal be wel

 and al shal be wel

 and al manner of thyng shal be wele

 - The Shewings, LT, 38 -